희미해진 초상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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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지럽게 쌓인 서재에서 유품으로 남은 책들을 정리하던 민준은, 가장자리가 노랗게 바랜 19세기 시집 한 권을 발견했다. 두 편의 소네트 사이에 일부러 숨겨둔 듯 작은 세피아 사진이 끼워져 있었다. 사진 속에는 서른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장식 철문 옆에 서 있었는데, 당시 흔한 딱딱한 표정이 아니라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진 뒷면에 연필로 적힌 "엘레노어, 오해가 있기 전, 1897"이라는 메모가 민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모할머니가 그 이름을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글씨체는 할머니가 편지에서 쓰시던 우아한 필체와 꼭 닮아 있었다. 호기심이 생긴 민준은 오후 내내 가족 서신들을 대조해 보았고, 결국 1898년 봄에 드러나지 않은 유산을 둘러싼 격렬한 다툼 때문에 은명과 고모할머니의 친분이 영원히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의 가장자리가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고 책 속에 숨겨져 있던 것을 보니, 고모할머니는 우정이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했던 모양이었다. 민준은 이 책이 원래 엘레노어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표지 안쪽에 붙은 작은 장서표에는 "E.M."이라는 이니셜과 사진보다 1년 앞선 1896년이라는 날짜만 적혀 있었다. 그 발견은 민준에게 실현되지 못한 사적인 화해를 엿본 듯한 묘한 감정을 남겼고, 그는 소네트들을 다시 읽으며 후회나 남아 있는 애정을 암시하는 은유가 있는지 유심히 살폈다. 저녁이 되자 사진은 중성지 두 장 사이에 조심스럽게 넣어졌지만, 민준은 그것을 원래 숨겨진 자리로 돌려놓을지, 새로 찾은 가족 역사로 액자에 넣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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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진 뒷면에 적힌 메모에 따르면 사진은 어느 해에 찍힌 것인가?
2민준이 검토한 서신들에 따르면 엘레노어와 고모할머니 사이의 영원한 결별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3표지 안쪽 책표지에 날짜 외에 무엇이 적혀 있는가?
4민준이 사진 속 여성의 나이를 대략 몇 살로 추정했는가?
5민준의 조사에 따르면, 1898년 어느 계절에 엘레노어와 고모할머니 사이의 다툼이 일어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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